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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등에 대한 주관적인 리뷰가 올라오는 공간입니다 그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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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손톱'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7.20 MD특집|빌 S. 밸린저-이와 손톱

들어가기 전에∥이 글을 잘 읽으시는 방법
1. 하늘색 볼드체로 쓰인 글씨는 책 제목이며, 링크를 걸어두었습니다.
더 다양한 정보를 얻고 싶으실 땐 클릭하시면 YES24의 해당 책으로 연결됩니다.
2. 책 본문을 인용할 경우 회색 이탤릭체를 사용했습니다.
3. 책에 따라 어느 정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피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피해주세요T-T
4.
제가 추천하는 책들은 지극히 주관적인 기준으로 선정된 책들입니다.
도서 취향이란 제각각이기 때문에 제가 추천한 책이 취향에 맞지 않으실 수도 있어요.
취향에 맞지 않으신다고 무조건 덮지 마시고 다른 장르문학에 용감하게 부딪쳐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첫째, 그는 살인범에게 복수했다.
둘째, 그는 살인을 실행했다.
셋째, 그는 그 과정에서 살해당했다.

<이와 손톱> 中, 빌 S. 밸린저

 인상적인 인용구지요? 밸린저의 소설 이와 손톱의 프롤로그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현대에 이르러 다양한 추리소설이 출간되고 소설들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재생산되면서 다양한 형식으로 독자를 속이기 위해 노력하는 수많은 추리물들을 접해보셨을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임팩트있는 구절로 소설의 서두를 여는 작품은 몇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일전에 소개했던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추리소설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제목은 낯익은, 일종의 '대중화'된 추리소설이었다면 이번에 소개할 빌 S. 밸린저의 '이와 손톱'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종의 Must read 목록인 책이라고 할 수 있지요. 처음 보시는 분은 얼핏 봐 작가의 이름도, 책 제목도 낯선 것 같으시겠지만 그야말로 명작 반열에 드는 책이니 아직 접해보지 못한 분이시라면 당장 집어드시길 권하고 싶네요 :)


 소설은 프롤로그를 지나 법정에서의 치열한 싸움을 예고하는 1장으로 시작합니다. 읽다보면 아시겠지만 25장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한 살인 용의자를 대상으로 한 법정에서의 논박과 루 마운틴이라는 마술사의 이야기가 교차하여 서술됩니다. 지금이야 교차 서술을 소설 전체의 서술방식으로 선택한 소설들이 많지만, 55년 당시에는 상당히 새롭고 충격적인, 또한 독자의 호기심을 무척이나 불러일으키는 방법이었을겁니다. 게다가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이야기들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그 꼬인 실타래를 드러내는데 그 과정이 참으로 흥미진진하지요.



 법정. 변호사와 검사는 피고인의 '범죄 여부'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 이미 갖춰진 증거가 있고 그 행위가 유죄냐 무죄냐를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변호인은 그에 대해 증거가 없다고 맞섭니다. 얼핏 들으면 말이 되지 않는 것 같지요. 법정에서 형사재판을 받을 정도의 범죄라면 기소혐의점이 분명했을테니까요. 하지만 사건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피고인의 운전기사이자 집사로 일하는 아이샴 레딕이 어느 날 사라지는데, 그가 마지막으로 목격되었다는 지하실에는 그의 손가락과 혈흔만이 남아있을 뿐 시체도, 살인의 증거도, 목격자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냥 단순한 실종일까요? 그렇다기엔 속속들이 밝혀지는 피살자의 생전의 행보가 심상치 않습니다. 갑자기 많아진 씀씀이, '시체가 어디있는지 안다'던 의미심장한 발언, 결정적으로 피의자에게 받았다던 돈뭉치! 피의자를 협박해 얻어낸 돈으로 거하게 쇼핑을 즐기는 피해자가 상상되지 않으십니까? 살인을 증명할 최소한의 증거도 발견되지 않은 사건. 과연 이 사건의 전말은 무엇일까요?


 한편 루는 재능있는 마술사입니다. 뉴욕 7번가에서 탤리 쇼라는 여인을 만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영위하려는 찰나 그 여인에게 어마어마한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돌아가신 삼촌에게 넘겨받은 위조화폐 동판을 갖고 있다는 거지요. 그 동판을 노리는 그린리프라는 자가 있다는 것, 그리고 탤리의 삼촌 역시 그 자에게 살해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안지도 얼마 되지 않아 탤리는 사망하고 맙니다. 루는 본능적으로 이것이 살인이라는 것을 깨닫고 범인, '그린리프'를 찾아내 복수하기 위해 긴 여정을 떠나게 되지요.


 두 가지의 이야기가 교차서술되면서 계속 진행되고, 이내 독자는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이 두 가지의 이야기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연결됨을 알게 됩니다. 법정에서 이루어지는 재판의 결과는, 그리고 진상은 어떻게 된 것일까요? 한편 루는 자신의 아내를 잔인하게 살해한 범인 그린리프를 잡아 결국 복수에 성공했을까요? 궁금하신 분은 지금 당장 서점이나 도서관으로 달려가세요. 그리고 뽑아드시고 읽으세요!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거에요 :D




 읽어도, 읽지 않아도 관계없는 사족 001
. 이 소설이 최초 발간되었을 때 출판사에서는 초판에 한정해 결말 부분을 봉인해두고 그 부분을 열지 않고 가져오면 환불을 해 주는 대담한 마케팅을 했다고 합니다. 이 마케팅은 미야베 미유키의 쓸쓸한 사냥꾼을 비롯해 여러 가지 매체에서 심심찮게 회자되고 있을 정도로 대담하고 공격적인 방법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독자들이 읽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대단한 결말을 준비했다는 자신감이며 결말을 읽지 않으면 이 소설을 다 보지 않은거라는 자부심이지요. 또 한 편으로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더욱 증가시키는 방법이기도 했구요. 사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소설이기도 했고 말입니다.


 읽어도, 읽지 않아도 관계없는 사족 002
. 제목에 의아함을 갖는 분들이 계실텐데, 이와 손톱은 물론 사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단서를 뜻하기도 하지만 영문으로 tooth and nail이라는 말을 살짝 꼬아 낸 말입니다. tooth and nail은 '맹렬하게, 갖은 수단으로'라는 뜻을 가진다고 하네요. 원문에서 오는 묘미를 느낄 수 없는 것 같아 살짝 아쉽습니다ㅠㅠ










이 글은 매거진덕(Magazine Duck)에서 화요일마다 연재되는 추리소설특집글입니다
매주 화요일, 매거진덕과 이곳에 동시에 게시됩니다.

Posted by 그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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