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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등에 대한 주관적인 리뷰가 올라오는 공간입니다 그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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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은 짐작할 수
있었는데...





 도착시리즈 두번째. 이미 도착시리즈의 첫번째 권인 도착의 론도를 읽은 뒤에 읽은 책이라서인지, 아니면 그저 이전에 읽은 소설들과 비슷한 - 통곡이라거나, 살육에 이르는 병과 같은 - 트릭을 사용해서인지 확실히 시미즈 마유미의 정체에 대해서는 금방 짐작할 수 있었는데, 사실 이 소설의 진가는 그 트릭이 전부가 아니라는 데에 있는 것 같다. 마유미의 정체에 대해 알아차린다고 해서 이 소설이 진행되는 모든 상황을 알아차릴 수 있는 것도 아니거니와, 화자인 오사와 요시오를 비롯한 마유미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다양한 복선과 반전이 존재하니 말이다. 사실 그런 이유로 410페이지 이후를 봉인해 둔 것이기도 하고. 그 시점에서는 이미 마유미의 정체나 범인의 동기 따위도 모두 밝혀진 후가 아니던가... 그 이후에 일종의 에필로그처럼 달라붙는 봉인된 부분이야말로 소설을 정리하고 막을 내리는 부분이 아닌가 한다.


 도착의 론도는 너무 기대하고 읽었던 탓인지, 아니면 우타노 쇼고의 소설을 생각하며 읽었던 떄문인지 읽은 직후로는 다소 허무한 탈력감에 빠졌었는데, 확실히 그보다는 덮은 뒤 맛이 좋았던 책. 별 넷 반.

Posted by 그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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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물게도 실망스러운 우타노 쇼고의 작품





 그간 읽어온 우타노 쇼고의 작품들을 다 만족스럽게 보아왔던 터라 수준에 못 미치는 작품을 보자 당황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액자소설형식이라고 해야 하나, 두 가지 이야기를 하나의 소설 안에 담아두고 있는데 첫 번째 이야기인 수련연쇄살인의 경우엔 트릭, 범인의 알리바이나 주인공이 얽혀들어가게 된 경위가 모두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아무리 꿈속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도 에무가 갑자기 사람으로 변한다거나, 소원을 써서 문제를 해결하는 식의 진행은 아무리 봐도 반칙이라는 생각을 금할 수 없으니 말이다. 아, 물론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라 그 설정 자체가 굉장히 오타쿠스럽게 잘 쓰여졌다는 건 제외하고 말이지...


 액자 밖의 이야기로서 이야기 전체가 다시 한 번 뒤집히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결국 주인공에 대한 혐오를 이끌어내고자 했다면 성공이다. 이야기의 서사가 부족해 다소 뜬금없는 기분이 들었던 것만 빼고... 전반적으로 기대에 못미쳤던 책. 별 셋.

Posted by 그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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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드디어 밸린저 이후로 믿을 수 있는 작가가 나온 것 같아





 오늘 읽은 리라장 사건에 대한 메모에서도 간단히 언급했지만, 신본격의 경우 정말 걸작이 탄생하기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한다. 살인사건에 대한 완벽한 트릭을 만들어야 하고, 그 중에 이미 다른 소설에서 사용된 트릭이나 알리바이, 구성상의 클리셰도 피해야 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눈이 높아진 요즘의 독자들은 납득할만한 이유와 동기를 원한다. 이 모든 걸 갖추고 또 그걸 매끄럽게 한 편의 이야기에 담아내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족이 길었지만, 이 소설은 그런 면에서 감히 완벽하다는 말을 붙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책 속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형식으로 액자소설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야기에서 제시되는 사건의 트릭과 액자 밖에서 그 소설과 관련된 노작가 1인칭 시점의 이야기는 각각의 서사구조가 매우 훌륭할 뿐더러, 각각의 이야기가 한 가지의 결말로 귀착되는 대단원은 근래 읽은 추리소설중 압권이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 전체의 구성만이 아니다. 자살사건-뒤에 결국 살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에서 쓰인 트릭은 단편적 몇몇가지는 간신히 추리할 수 있었지만 그 사건 전체에 쓰여진 치밀한 트릭은 짐작도 할 수 없는 정도였고, 동기 역시 독자로 하여금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것이었다. 게다가 대단원 이후에 붙는 노작가의 프롤로그 역시 반전으로 손색이 없었다.


 가끔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독자들에게 불공평한 게임을 제안하는 작가들이 있다. 독자는 전혀 알 수도, 짐작할 수도 없도록 트릭이나 알리바이, 동기를 설정해 놓고 대단원에서 사실은 이랬다, 이건 명탐정인 **만이 추리할 수 있는 문제였어! 하는 식이지. 그런 면에서도 참으로 공정한 작가이면서, 이렇게 많은 단서들이 독자 앞에 놓여있는데도 결국 독자가 두 손 두 발 다 들게 했다는 점에서 기분좋은 패배감을 느끼게 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밸린저를 언급할 수 있을 정도로 개인적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한 권이었다. 별 다섯. 아니 별 다섯도 부족할지도...?

Posted by 그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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