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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등에 대한 주관적인 리뷰가 올라오는 공간입니다 그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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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진행될수록 초점이 미묘하게 비껴나가는 듯한 느낌, 나만 그런가...?





 다른 소설 2권에 육박하는 긴 전개 속에서 현재시점의 화자였던 간자키의 정체가 너무나도 허무하고 어이없었던 것은 나뿐인가. 중반부까지는 기억을 잃은 간자키가 자신의 정체가 무엇인지, 살인 계획을 세웠던 아오바가오카 중학교 3-A반의 동창생들과 무슨 사이인지를 밝히는 데 초점을 두더니 이내 그들을 진정으로 살해하려고 했던 '범인'이 다른 사람이었음을 알려주고 간자키의 정체가 '이방인' 이었음이 밝혀지더니 초점이 급속도로 다른 곳으로 옮겨감에 당혹스러웠다.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로 말하자면 간자키는 조연에 가까운데, 그로 하여금 극의 전반부를 이끌게 하다가 그가 이내 조연의 자리로 돌아가고 주연들이 그 자리를 꿰차니 갑자기 주인공이 바뀐 것 같은 느낌에 당황스러운거지.


 그 외의 소설 전개에 대해 말하자면, 니시나 료사쿠에 관련된 트릭은 금세 눈치챘지만 하세가와 미스즈에 대한 반전은 복선이 없었던 만큼 금세 눈치채지 못했다. 아키바 다쿠마에 대한 반전은 더더욱 마찬가지고. 다만 마지막 경우는 너무 복선이나 정보가 주어지지 않았고 설명도 부족해 뜬금없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아쉽긴 했다.


 간자키의 정체가 밝혀지기 전까지만큼은 밸린저의 이와 손톱에 버금가는 소설일 줄 알았지. 간자키의 시점과 과거 담임 선생님의 시점이 번갈아 진행되면서 전개되는 방식이 이와 손톱과 비슷하기도 했고 말이지. 하지만 그 두 가지가 합쳐지면서 약간 중구난방으로 이야기가 흩어지는 느낌이라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순전히 전반부 때문에 별 넷.

Posted by 그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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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미미여사! 감탄을 자아내는 빼어난 단편 다섯 가지!





 우리 나라에서 적은 수의 작품만 번역되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일본 추리소설 작가를 찾아 헤매느라 오히려 대가의 작품들에는 다소 소홀했던 경향이 있는데, 그것을 뼈아프게 반성해게 해준 책. 정말 역시 미미여사군, 하는 감탄밖에 나오지 않는 책이었다.


 타이틀과 같은 우리 이웃의 범죄는 데뷔작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짧은 페이지 안에 추리소설의 필수 요소를 춤실히 담아내고 있는 단편이다. 모험, 보물, 협박, 그리고 반전까지. 다른 단편 역시 나쁘지 않다. 결혼식 축전과 관련된 살인사건을 다룬 축 살인, 한밤중에 아버지의 부정을 고발하기 위해 아이를 안고 찾아온 젊은 여자의 이야기인 이 아이는 누구 아이, 불치병에 걸린 사람을 위한 유쾌한 사기사건 이야기 기분은 자살 지망까지 하나 빼 놓을 것이 없다.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인상깊게 보았던 단편은 선인장 꽃. 미스터리인양 꼬리를 감추고 있던 전개 부분도 호기심을 제대로 유발하도록 잘 쓰여진데다, 미야베 미유키의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여과없이 잘 표현된 소설이었기 때문. 어른들을 위한 한 편의 동화같기도 했고.


 단편집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정말 제대로 된 단편집을 찾아보기는 힘든 법이다. 그런 면에서 정말 대단한 책이지. 그것도 데뷔작이라는 걸 감안하면 더더욱 말이다. 별 넷 반.

Posted by 그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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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술트릭의 1인자라는 오리하라 이치, 이런게 서술 트릭인가!





 최근에 우타노 쇼고라는 걸출한 작가를 발견하면서 '벚꽃지는~'과 같은 서술트릭이 쓰인 작품을 찾아 읽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도착시리즈와 침묵의 교실이라는 작품을 쓴 오리하라 이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구해본 책. 오리하라 이치의 '서술 트릭 소설' 중에서도 발군으로 꼽히는 도착 시리즈거니와, 오리하라 이치에 대한 평이 워낙 좋았기에 기대가 컸다.

 

 먼저 소설 전반을 통틀어 독자의 착각을 이끌어내는 '벚꽃지는~'과는 달리 이 책은 독자의 착각을 이끌어내기는 하되, 그 장치가 소설 전반에 숨겨져 있는 게 아니라 소설이 쭉 전개되다가 절정과 결말에 이르는 마지막 부분에서 독자가 상상도 못했던 결말을 준비하고 있는 소설이다. 어떻게 보면 그만큼 대단한 반전을 준비하고 있는 소설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복선 없이 진행되다 대뜸 들이미는 반전이라 뜨악스럽기도 한 셈이다.

 

 물론 그렇다고 못 쓴 소설은 아니다. 야마모토 야스오와 시라토리 쇼의 심리 묘사가 번갈아 가며 진행되면서 실제로 '환상의 여인'의 도작 문제와 관련된 시라토리 쇼와 환상의 여인의 도작에 대한 트릭이 완성되는 식인데, 도작의 진상 편을 읽기 전까지 이 트릭에 대해서는 짐작도 할 수 없었다. 분명 시라토리 쇼와는 다른 누군가가 이 일에 관계되어 있다는 것은 느끼고 있었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시라토리 쇼인 것과 마찬가지니! 어떻게 보면 정말 그림자 세계에서 온 시라토리 쇼라고 볼 수도 있겠지. 그런 면에서 장면 하나하나의 대사까지 참으로 잘 다듬어졌다고 본다. 게다가 작가 본인 - 오리하라 이치 - 의 이름이 들어가는 에필로그는 이것이 소설인지 현실인지 구분할 수 있는 최후의 선마저 지워버리고 있으니, 이 작품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결말을 써낸 셈이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앞에서도 말했듯이 시라토리 쇼의 정체에 대한 복선을 소설 전반에 깔아놓았다면 하는 점이다. 그야말로 소설을 덮자마자 다시 열어 그 교묘함을 즐기고 싶었을텐데, 그 정도의 복선까지는 깔아놓지 않았더라. 그게 좀 아쉬운 부분이긴 했다.

 

 여튼 근래 읽은 추리소설중 꽤나 발군인 작품! 별 넷. 크크.

Posted by 그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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